일상 생각

나는 내 죽음을 알리기 위해 티스토리를 시작했다.

악나라 수호자 2023. 11. 13. 10:50

내가 티스토리를 시작한 이유는

 

첫째 뭔가를 끄적이기 위해서다. 내 삶의 목표는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내 목표는 돈이 아니다. 어느 날 공원을 거닐면서 두 형태의 삶을 발견했다. 한 삶은 돈은 많으나 육체적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삶이었고, 다른 한 삶은 돈은 없으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이었다. 나는 어떤 걸 택할까, 고민하다 돈은 부족하지만 건강한 육체적 삶을 원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 이후 나는 육체적 건강을 위해 꾸준히 운동했다. 나이 듦으로 인해 찾아오는 육체의 어떤 노화는 내 능력의 범위를 벗어난다. 그러나 운동이나 식습관들로 노화를 늦출 수는 있겠다.

 

내가 육체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운동은 1주일에 발레 3회(3시간), 방송 댄스 3회(3시간), 헬스 3회(3시간), 달리기 1회(45분), 걷기 7회(7시간), 스트레칭 5회(5시간)이다. 이 같은 생활방식을 7년째 이어오고 있다. 늦은 중년인 지금, 육체적으론 아무 이상이 없다. 내가 식사 이외에 매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영양제는 견과류, 양배추 영양제, 사과/당근 주스, 비타민 C, 혈류 친화적 영양제, 커피 등이다. 현재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은 전혀 없다. 나는 못 느끼지만, 주변 사람들이 전해 주는 이야기에 의하면 외형적으로 아주 건강한 얼굴 혈색을 가지고 있단다. 내 생활 습관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내게 ‘잘살고 있다’라고 하지만 걱정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다시 돌아가자. 내가 티스토리를 하는 이유는 정신 건강의 일환이다. 뭔가 끄적이고, 글을 쓴다는 것은 창의적인 일이고, 창의적인 일은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머리를 굴려야 하고, 손가락을 움직여 자판을 두들겨야 하니, 이것이 두뇌 건강에 왜 좋지 않겠는가? 이것이 내가 티스토리를 하는 첫째 이유다.

 

둘째는 내 죽음을 알리기 위해서다. 티스토리 관계자는 내 티스토리를 잘 관찰해 주기를 바란다. 내가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글을 올리지 않으면, 어떤 이유로든 내 신상에 문제가 생긴 것일 것이다. 내 정보는 카카오에 다 있을 것이니, 내 글이 일주일에 한 번 올라오지 않으면 내 티스토리를 경찰에 신고해 주기 바란다. 내게 반드시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나는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지만 그들과는 거리를 두고 사는 중년의 이혼남이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그것이 경제적이든 육체적이든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삶이 시작되어 자활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치가 없어졌다는 것을 말해주는 확실한 증거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옛 스승들의 말은 그것이 화목한 가정이든 불화한 가정이든 예외가 될 수 없다. 나는 성당 봉사 활동 관계로 수많은 죽음과 불우한 이웃을 목도 했다. 아무리 효자라도 병약하고 능력 없는 부모를 변치 않고 살갑게 모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주 간혹, 있기는 있다.) 이런 상태에서 자식이나 이웃이나 공공기관에 의지해야만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죽은 인생이다. 우리가 인류의 연대로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동정과 보살핌을 갖는 것이 사회적 책무이지만, 보살핌을 받는 내 입장이라면 인간으로서의 내 자존감은 없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것은 치명적으로 자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이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자활할 능력이 없어진다면 나는 자살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 자살한다.

 

1. 복어 가루를 마신다. 복어 가루는 고통을 없애주는 특효약이다. 천주교 신자에게는 자살이 허용되지 않는다. 자살은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스스로 마감하는 것으로서 하느님의 계명을 어긴 것이다. 천주교에서는 생명은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란 인식이 있다. 내 생명을 내가 함부로 다룰 수 없다. 이것이 고민이다.

2. 가톨릭 성가를 들으면서 하느님의 위로를 받으며 죽을 것이다. 나는 좋아하는 성가 수십 곡을 내 계정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죽을 때 듣기 위해. 내가 천주교에 귀의함으로써 이득을 보고 있는 가장 확실한 것은 하느님이 영원히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이다. 이것이 내게는 주는 위로와 희망은 크다.

3.방안 가득 꽃을 채워 놓을 것이다. 꽃향기에 취하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다.

4. K팝 음악을 틀어 놓고 죽음의 춤을 출 것이다. 나는 춤추기 좋아한다. 지금껏 약 10년째 방송 댄스를 추고 있다. 음악에 취해 춤을 추다가 지쳐서 쓰러져 죽는 것도 한 방법이다.

티스토리 담당자는 내가 글을 일주일 이상 올리지 않을 경우,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 이것이  정신 건강을 위한 나의 글쓰기 다짐이다. 뭔가를 끄적인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생생한 증거다. 이것이 나를 궁극적으로 살릴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을까? 함께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