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각

소방관 아들에게 수도원 입회 권유, 딸에게 권하는 필살기 운동 발레

악나라 수호자 2023. 11. 2. 12:11

문뜩 하고 싶은 얘기를 할 때가 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아들에게. 열심히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는 아들의 의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꼭 해야만 할 거 같다. 너무 늦으면 안 되니까. 아들은 소방관으로서 거의 10년쯤 일했을 거다. 사실 소방관은 타인을 위한 희생의 삶이란다.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늘, 무의식적으로 위험 속으로 몸을 던져야 하는 고귀한 직업이지. 이제 사회를 위한 희생을 멈추고 오롯이 아들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 보면 어떨지 생각한다. 수도원 입회를 고려해 보렴. 그동안 아빠로부터의 상처, 소방관으로서의 위험한 직무 등으로부터 자유로워 져서 오롯이 너만을 생각하고, 너를 위로하는 삶을 살아 보렴. 판검사 3명을 키운 어떤 노모의 마지막 유언이 생각난다.

그 노인은 자식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생을 마감했다. ‘나는 실패한 인생이다. 엄마처럼 살지 마라. 내 인생이 없었어. 인생은 길지 않다. 재미있게 살아.” 아들, 딸은 상상이 안 가겠지만 아빠는 초등학교 시절, 농촌에서 일하며 높은 산에 올라가서 땔 나무를 하느라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치고 아찔하다. 그때 고생했던 아빠 자신을 스스로 쓰다듬고, 고생했다고 위로해 주면 눈물이 난다. 무능력한 아빠라고 자식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을 위로해 주고 쓰다듬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들이 실패한 사람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 하고 고등학교 스승의 말을 인용하며 아빠에게 대들었을 때, 잘못된 학교 교육의 현장을 신랄하게 보았다. 아들의 대범한 반항에 아빠는 속수무책 당할 수뿐이 없었지. 어쩌겠니, 아빠가 뿌린 씨앗이니 받아들여야지.

소방관 생활 10년쯤 지난 지금, 아들의 사회를 보는 시각은 180도 달라졌을 것이다. 소방관 생활하면서 자신의 잘못이 아닌 - 이해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 사고를 당해 고통을 당하는 수만 가지 상황을 목격했을 것이다. 소방관 생활을 하다 순직한 너의 동료 소방관들을 생각하면 세상이 미로란 걸 이해할 거다. 그들이 희생당해야 하는 이유가 생각나니? 하느님이 존재하는가, 심한 자괴감과 회의가 들 거다. 인생은 미로다. 인생이 그런 거야. 우리는 운 좋게 살아가는 사람 중의 일부다. 아들과 딸과 나의 죽음은 우리에게 특별한 것이지만 사실, 죽음은 흔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알지만 우리 관심 밖의 죽음이 지금도 한국에서,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성공한 거 같지만 실패했고, 실패한 거 같지만 성공한 게 있다.

인생은 대단한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아니란 걸 지금쯤 아들은 깨달았을 거다. 인생에는 성공과 실패가 없다. 실패한 건 실패한 대로, 성공한 건 성공한 대로 의미 있는 인생이다. 아들의 희생적 소방관 인생은 고귀하지만, 아빠로서 이젠 아들 자신만을 위해 살기를 바란다. 수도자의 길은 가장 이기적인 사람들만 가는 길이야. 자기 자신만을 위한 최선의 길이니까. 하느님의 뜻이 있다면 이것보다 행복한 인생은 없다. 가톨릭에서는 선택받은 사람들만 가는 길이란 인식이 있다. 35세가 넘으면 가기 힘들다. 선택은 자유지만 한 번쯤 꼭, 얘기하고 싶었다.

 

딸에게도 수녀원 입회를 권하고 싶지만, 측만증이 염려되어 권하지 않는다. 아빠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 아빠처럼 건강한 사람 그리 많지 않다. 건강은 절대 자신하는 게 아니지만, 아빠의 직업은 결과적으로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가져왔다. 아빠의 다양한 운동이 건강을 바쳐주지만, 아빠의 직업을 통해 많이 걷고, 다양한 만남과 다채로운 경험은 정신과 육체 건강의 원천이다. 아빠가 직업을 통해 느낀 건 아빠처럼 행복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아빠가 만난 다양한 사람 중에서 부러운 사람이 별로 없었다.

사람의 몸은 거의 모든 사람이 직업적 또는 잘못된 습관 때문에 자세가 틀어져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야. 젊었을 때는 안 나타난다. 그러다가 65세가 넘어서면 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빠르면 50대 중반부터 나타난다. 아빠 주변에 몸의 불균형으로 고생하며 병원 다니는 사람이 많다. 병원에서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 틀어진 몸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해결책은 젊어서부터 꾸준히 스트레칭과 자세 교정 운동(요가, 필라테스, 발레)을 하는 게 최상책이다. 요가와 필라테스는 정적인 운동이라 아빠에게는 맞지 않았다. 발레는 외적으로는 정적인 거 같지만 내적으로 엄청 동적인 운동이야. 운동 강도가 엄청 높다. 측만증을 발레로 교정한 사례는 매우 많다. 발레를 몇 년 정도 해서 측만증을 교정하기는 어렵고, 평생을 발레로 몸을 다진다면 측만증을 100% 교정할 수 있다. 발레를 10년 이상 꾸준히 한다면 측만증은 100% 치료된다.

클래식 음악에 맞춰 발레 동작하는 게 너무 재밌고 역동적이다. 피아노 음악이 주는 정신적 치유 효과도 크다. 딸이 수녀원을 들어가면 운동을 할 수 없어, 측만증을 치료할 수 없다. 몸에 칼을 대서는 안 된다. 운동으로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성인 발레 열풍이다. 지금 발레를 하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아직, 하고 있지 않다면 꼭, 발레 하기를 권한다. 발레와 스트레칭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측만증으로 고생하지만, 오히려 발레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딸의 건강을 평생 지켜준다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