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각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

악나라 수호자 2023. 10. 31. 16:14

인생은 선택과 후회의 연속입니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 선택이 자유의지에 기인했건, 환경으로 인해 불가피했건, 인과 관계에 의한 자연 발생적이었건 책임의 주체는 있습니다. 선택으로 책임질 건 책임지면 되지만, 쉽게 여운이 가시지 않는 것은후회와 미련입니다. 후회와 미련을 떨쳐 버리는 것이 좋지만 쉽지 않습니다. 없어졌다가도 나타나기를 반복합니다. 오랜 시간 정신과 마음을 유영하는 후회와 미련의 응어리들로 정신과 마음에는 생채기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합니다.

 

그러나 후회와 미련의 응어리들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수만 건의 아쉬움과 후회와 미련들이 응어리지면 인생은 풍요해지고 성숙해집니다.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이 넓고 깊어집니다. 인생은? 사람이 산다는 것은 사람과 관계지어지는 것이 본질입니다. 직장인들, 조직 또는 관계망에 얽혀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맡은 업무보다는 업무처리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인합니다. 천사의 얼굴로 연극을 해야 할 종교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종교가 다른 인간 관계망보다 사람을 힘들게 할 때도 많습니다.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할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간 또는 부모와 자식 간에 원수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아들과 딸에게 화를 낸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몇 번의 화를 냈습니다. 당시에는 화를 낸 주관적인 사정이 있었겠지만, 화를 낸다는 게 나쁜 것인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세상을 관조할 나이가 되니 아이들이 천사로 보입니다. 나는 아이들과 어울려 취미 방송 댄스를 춥니다. 아이들 뛰노는 모습에서 천사를 발견합니다. 저런 아이들에게 화를 낼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깜짝 놀랍니다. 어린 자식들에게 화를 낸 기억이 떠올라 화들짝 놀랍니다.

 

조부모는 손자들에게 화를 내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이것의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조부모는 손자에게 화를 내는 자식을 말려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보다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이 더 슬픕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현명합니다.

 

역사를 통해서 이런 의식과 감정이 축적되어 있음에도 아이들이 어른들의 폭력에 울고 있는 모습이 멈춰지질 않고 있습니다. 내가 갖고 싶은 직업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천사입니다. 천사는 하늘에서 찾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에 천사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아이가 아닙니다. 정신적으로 어른입니다. 외적으로 어리다고 함부로 다루면 큰일입니다. 아이들을 아이 취급하지 마십시오. 사례를 들어 볼까요? 에스비에스 스타킹에 출연했던 아홉 살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홉 살 아이는 떡방앗간을 운영하는 엄마가 고생한다고 방송에서 눈물을 뚝, 뚝 흘렸습니다. 아들이 5학년 때인가, 나는 잠시 직업을 잃어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말다툼으로 아내에게 화를 냈습니다. 낮에 집에 있었던 내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아들은 생각했습니다. 아들이 내게 울면서 달려들었습니다. 엄마는 돈 벌어오는데 아빠는 왜? 돈 벌지 않고 집에만 있냐고! 나는 머리가 띵했습니다. 그 충격은 아직도 머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방송이 있습니다. 유재석 진행자가 물었습니다. 잔소리와 충고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방송에 출연한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말했습니다. 잔소리는 웬지 모르게 기분 나쁜데, 충고는 더 기분 나쁘다고! 아이들은 이렇게 재치있습니다. 유재석이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묻습니다. 신이 너에게 주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아이는 대답했습니다. 신은 내게 남김없이 주셨어요! 얼굴이 매력 없다고, 돈을 주지 않았다고, 능력을 주지 않았다는 등, 세속적인 답변을 한 어른들보다 훌륭합니다.

 

아이가 아니라 어른으로서 동반자적 관계로 아이들을 대해야 합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데 이런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고리타분한 어른들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나는 함께 춤추는 아이들이 좋고 귀여워서 뭔가 먹을 것을 사주고 싶었습니다. 처음에 몇 번은 내가 사주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주 사주시면 부담스러워요! 자꾸 얻어먹는 게 미안해요! 용돈이 부족한 우리가 아저씨에게 사주질 못해서 미안해요! 앗,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아이들이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함께 춤추는 아이들의 표정도 다양했습니다. 밝은 아이들도 있고, 아이들답지 않게 표정이 어두운 아이들도 있습니다. 표정이 어두운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 자식들의 어린 시절 어두운 모습이 겹쳤습니다. 내 자식들의 밝지 못했던 표정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후회를 해 봐야 지나간 일이고 소용없는 일이지만, 나는 아이들과 함께 춤추면서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자식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인생에서 배움은 끝이 없습니다. 배운 만큼 실수는 줄어듭니다. 수많은 실패와 후회와 미련의 연속으로 내 인생이 실패한 거 같다가도, 풍요로워 진 나를 발견합니다. 실패한 인생이 아니라 성공했다고 자부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시야가 넓어지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더 공감하고, 다른 사람들을 더 이해하는 정신이 건강합니다. 인생에는 성공과 실패가 없습니다. 각 개인의 인생은 다 아름답고 경이롭고 존중받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당하기를 거부해야 합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