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지 않았던 내게,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게 해 준 것이 발레다. 발레 시간에 발레 피아노 음악을 들으면 자동 반사적으로 흐르는 눈물을 막기란 바람 부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과 같다.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참, 신기한 경험을 한다.
중년의 나이로서 발레를 시작한 지 7년 되었다.
발레를 하기 전, 춤바람(?)에 빠졌다. 재즈댄스가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도 모른 채 헬스 트레이너의 강력한 권유와 지도에 따라 재즈댄스 반에 입문했다. 아고고!!!! 이건 뭐, 나와는 전혀 관계할 수 없는 춤이었다. 기본적으로 흥의 소유자이지만 몸이, 글쎄 몸이 굳을 대로 굳어 있어서 춤의 자세가 전혀 나오질 않았다. 춤 선생님은 몸이 굳을 대로 굳고, 틀어질 대로 틀어진 내 몸을 포기했다. 재즈댄스 반은 기본적으로 스트레칭으로 시작한다. 근데, 내 몸은 스트레칭으로 해결될 수 없는 중년의 흉물스러운 몸의 전형이었다. 따라 주지 않는 몸을 흥, 하나로 커버하며 춤꾼의 기초를 익혀갔다.
춤꾼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시작한 발레! 이건 뭐, 첫 느낌이 이거다, 였다. 운동의 정수를 경험했다. 겉으론 야들야들 또는 부드럽게 보이는 발레, 이건 뭐 강도가 매우 높았다. 수영 경력 10년, 헬스, 등산 등 기본적 운동을 꾸준히 했던 나로서는 발레의 운동 강도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요가와 필라테스 경험자이지만 정적인 운동이라 지속하지 못했다.) 헬스 등 대부분의 운동은 땀이 밖으로 흐르지만, 발레는 운동의 땀과 희열이 근육 깊숙이 침투하여 온몸의 근육을 내적으로 전율케 한다.
발레? 왜 이렇게 힘든 거야, 하고 자료를 뒤적거렸다. 모든 운동 중에서 운동 시간당 에너지 소모가 가장 많은 것은 미식축구고, 그다음이 발레였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자료였다. 나는 단호하게 말한다. 모든 운동 중에서 단, 하나만 해야 할 숙명이라면 발레를 선택한다.
자세 교정에 발레가 최고다. 지인 중에서 스포츠 의학을 전공한 정형 외가 의사가 있다. 병원을 찾는 중년들의 대다수는 직업적인 이유 또는 습관적 자세의 불균형으로 자세가 틀어져 있단다. 90% 이상이다. 그래서 중년이 되면 자세 교정 운동인 요가, 필라테스, 발레 중에서 본인에게 적합한 한 가지는 해야 한다. 알파로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 중년 건강의 필수 요소이자 분리해서는 안 되는 동반자다. 유연만 한 근육은 문제가 생긴다. 근력이 있어야 한다. 유연하고 근력이 있는 몸이 최상이다.
최상의 몸 만들기를 위해, 나는 발레를 추천한다. 코어 근육 강화와 자세 교정을 위한 최고의 운동이다. 발레는 특히, 척추 측만증 치료와 우울증 치료에 최적이다. 발레로 척추 측만증을 치료한 사례는 인터넷을 검색하면 많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가까운 지인의 딸은 발레 5년 만에 척추 측만증을 완벽하게 치료했다. 발레를 2-3년 해서는 효과가 없고, 생활운동으로서 꾸준히 하면 척추 측만증은 반드시 치료된다.
또한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발레를 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마음,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마음, 자존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는 마음의 병이다. 우리는 각자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세상에서 가장 값진 존재이다. 부모보다 내가 더 귀하고, 자식보다 내가 더 귀하며, 어떤 친구나 이웃보다도 내가 더 귀하다는 자신에 대한 절대 자존감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는 병이다. 부모보다, 자식보다, 친구나 이웃보다 더 귀한 존재이기에 나 자신은 무한히 사랑받아야 한다. 자신을 위로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타인의 귀중함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타인도 사랑하지 못한다.
피아노 선율에 맞추어 발레를 하면, 내게로 스며드는 바람을 막을 수 없듯이,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발레를 할 때 나의 귀함을 느끼기에 나의 자존감이 극대화된다. 이것이 축적되면 누구와도 견주어서 뒤지지 않는 나 자신이 만들어진다.
발레를 하려면 다리 찢기를 해야 하는 데 그 비결은 이렇다. 나는 아주 늦은 나이에 다리 찢기를 시작해서 7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다리 찢기 상담을 위해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의사마다 대답이 달랐다. 된다, 안 된다. 정답은 된다. 경험자의 말이다.
초등학교 4학년 또는 5학년만 되면 다리 찢기가 안 된다. 이미 굳어 버렸기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성장한다는 것은, 아이가 부모에게서 점점 떨어져 나가는 과정이다. 마찬가지로 아이가 태어나면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근육이 점점 굳어가는 과정이다.
나는 처음에 90도였다.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아주 조금씩 0.01mm씩 찢어간다는 생각으로 꾸준한 습관을 들였다. 지금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엎드리면 예전엔 등이 볼록했었는데 지금은 등도 편편하게 펴져서 이쁘게 보인다. 7년 전 구제 불능, 엉망진창이었던 몸이 지금은 이쁘게 다듬어졌고 유연해 졌다. 발레를 전공했는지 오해 섞인 질문을 받기도 했고, 방송 댄스를 하는 몸놀림이 유연하다고 한다. 팁을 한 가지 드린다. 무리하면 절대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나는 무리하다가 일주일간 목발을 집고 다닌 적이 있다. 이유 없이 일어날 수가 없었다. 병원에 가도 답도 없고 이유를 몰랐다. 근육이 이상 신호를 보낸 거였다, 무리하지 말라고. 무리하면 큰일 난다.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열 때, 매우 신중하고 조심해야 하는 이치와 똑같다. 여자도 여자를 모르는 게 여자다. 여자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과 똑같다. 하느님의 마음은 알 듯 모를 듯 싱숭생숭하다. 알 거 같다고 모르겠는 게 여자의 마음이다. 근데 어느 땐 환하게 마음을 열어 주곤 한다. 하느님도 보이지 않고, 마음을 열지 않는 거 같다가도 어느 순간 환하게 하느님 마음을 열어 준다.
다리 찢기도 조심스럽게 신중하게 접근하면 어느 순간 확, 찢어지는 느낌이 들고, 또 안 되다가 어는 순간 또, 찢어지는 느낌, 이런 게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다리 찢기는 완성 된다. 그렇다면 왜 다리 찢기를 해야 할까? 산의 정상에 올라간 사람은 왜 정상에 올라가야 하는지를 안다. 정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게 보인다. 다리를 찢어 보면 왜 좋은지를 알 수 있다. 제발, 무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기 몸에 맞게!!!
발레의 기본기는 아무리 반복해서 연습해도 지나침이 없었다. 나는 성당에서 미사 드릴 때 발레 자세로 선다. 발레 자세로 서 있는 자체만으로도 운동이 된다. 그렇다고 미사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발레의 기원은 절대자 신에게 자신의 몸을 최고조로 아름답게 끌어 올려, 신에게 가까이 가기를 바라는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세상은 타락했어도 즐길만한 것은 여전히 많다.
발레를 생활 운동으로서 즐긴다면 삶의 변화가 반드시 온다. 나는 발레와 방송 댄스를 생활화하고 있다. 춤추는 뇌를 양육하는 게 건강한 생활을 위해 최고의 지혜라는 걸 깨달았다. 춤추는 뇌를 양육하는 데 열정과 시간과 약간의 양육비가 필요하지만 이 정도는 자신에게 투자할 만큼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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